10.19.2023...
오늘 회사 가기가 너무 싫었다.
어제... 사무실의 분위기, 공기, 온도... 어느것 하나 견딜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홀로 섬에 있는 것 같았다..... 하루종일 너무 신경이 쓰였다. 홀로 고립된 느낌 때문에. 누구하나 말을 걸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긴장했던 마음들이.. 풀리며 깊은 잠에 빠졌다... 거의 12시간을 넘게 잔 것 같다.. 몸이 천근만근이다.. 오늘 회사 가지 말까?....
무거운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출근했다. 9시 미팅에 더 이상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어카운트 리더에게 프로젝트 리더 모임을 오늘은 참석하지 않겠다고 메세지를 보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갈 필요 없을것 같아 라고 메세를 보냈더니, 올 필요 없다고 대답을 한다. 웃으며 너무 단호하게 대답하는것 아니냐 라고 물었더니.. 머쓱하며 웃는 이모티콘을 보내온다. 작년과 올해 초. 그 팀 프로젝트에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도와 주라고 해서 들어갔다가.. 문제들이 해결되고, 애들을 트레인 시켜놓았더니. 나의 일을 할 사람을 프로모트 할 준비를 한다... 순간 할 일이 없고 존재가 머쓱해졌다... 아무튼...
내 본 업무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 되었다. 10월 3일 4일 플로리다 잭슨빌로 비행기를 두번 갈아타면서.. 출장까지 다녀 왔더랬다. 11월 3일 출장 후 첫번째 프리젠테이션이 잡혀있다. 뉴욕팀의 주니어 디자이너들과 점심에 있을 미팅 준비를 하면서 마음을 추스렸다..
9:30 Team principal이랑 갑자기 미팅이 잡혔다. 몇주전에 우리 catch up 하자 했던 말이 생각나면서 그건가.. 아니.. 나 오늘 잘리는 건가?.. 어려가지 생각에 머리 속이 바빠졌다....40분 남짓한 시간동안... 기다리며 각종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팩트는. 9월에 우리팀 상사와 동료 3명이 해고를 당했었다. 나는 코비드 지나면서, 내이름을 리드 디자이너로 걸고 제대로 일 한 프로젝트가 손에 꼽혔다. 다른 팀 프로젝트를 도와주거나, 부분적인 일을 맡거나... 일이 없을때 기다리는 것 만큼 지루한 시간은 없었다. 다른 사람이 잘릴때, 왜 날 자르지 않지?... 차라리 잘라줘.. 이런 생각도 했었었다... 언제 잘려도 이상하지 않을 workload였고 상황이었었다.
9시 30분이 되었다. 13년 전부터 나의 보스 였던. principal이 들어 온다. 방엔 모르는 얼굴도 한명 더 있다.
아 알았다. 잘리는 구나....
나의 보스는 설명을 시작하려고 한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나도 그녀도 눈에 물기가 돈다... 둘다 다 아는 스토리. HR 파트너가 설명을 이어가지 못하는 나의 보스를 보더니, 자기가 섦명을 시작한다... "경기가 좋지않아.. 블라블라... "
늘 생각했던 상황인데, 아득해진다.....수정하고 있던 플랜을 정리해줘야.. 애들이 마칠수 있을텐데.. 그저 12시 미팅이 걱정된다. 순간 안심되는 마음도 들었다. 이제 내 40시간을 뭘로 채워야 할지 매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월에 레이오프 당했던 자기 상황을 섞어가면서 설명해주는 오늘 처음 본 인사팀 직원을 쳐다보며 설명을 들었다...지금 정리해서 가라고.. ㅋㅎ.. 헛웃음이 나온다. 회사 키랑, 회사에서주는 출근용 버스카드도 반납 하라고 한다. 컴퓨터는 바로 줘야 한다고.... 하던거 끝마치고 갈수 있냐고 물었더니 안된다고 대답한다... 그래.. 이제 뭐 내 일도 아닌데....
미팅 룸에 조금 더 있다.. 상기된 얼굴을 정리하고. 내 자리로 갔다. 시간을 10분 정도 주겠다고 하던 일을 마치라고 한다. 인사팀 직원은 앞에서 카운터를 센다. 난. 하던 플랜을 바쁘게 정리했다... 코비드로 재택을 하며 한차례 오피스를 비웠던지라.. 남은 개인용품은 별로 없었다. 사실 그 순간 서랍을 뒤지며 책상정리를 할 정신도 없었다..
노트북 을 주고, 가벼워진 가방을 들고, 누가 볼 새라 바삐 사무실 문을 나섰다.....
집에 어찌가지.. 버스카드가 없네.. ㅋㅎ. 회사는 다운타운, 울 집은 다운타운이 보이는 언덕..... 그냥 걸었다. 오늘 날씨는 하필 왜케 좋은지........
18년간 쉬지 않고 일했던 나의 삶에 갑자기 쉼표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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